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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화장실이 급했어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0.10.20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672
내용
" 화장실이 급했어요“

종회성씨의 책<아버지 이제는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에 나오는 얘기 한 토막.
어느 날 자기가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문간에서 배웅을 하던 아내가 남편이 뒤돌아서자
갑자기 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렸다. 갑자기 서운해진 남편, 고개를 갸우뚱 하며 혼자서
중얼거린다. 평소엔 안 저러는데 오늘 왜 저러지? 무슨 기분 나뿐 일이라도 있었나?
내가 뭘 잘못했나? 회사에 출근해서도 하루 종일 기분이 찜찜했다.
그래서 혼자서 온갖 상상을 다했다.어제 밤에 한마디 한게 그렇게도 기분이 나빴나?
혹시 내폰을 보고 내가 바람피운다고 오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루 종일 머리가 무거웠다.혼자서 끙끙 앓았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 아내의 얼굴을 보니 전혀 내색을 않는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 생생한 얼굴이다. 또 고개를 갸웃거리며 혼자 생각을 한다.
이 여자 무서운 여자구나, 정말 조심해야겠구나.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누웠다.
하지만 잠이 잘 오지 않는다. 혼자서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오르고 그 생각이 잡념이 된다.
잡념은 망상을 낳고, 망상이 드디어 불면에까지 이르고 만다.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난
남편은 드디어 다음날 아침 출근하기 전에 참다못해 버럭 고함을 지른다.
“당신 어제 나에게 왜 그랬어!” 멀뚱멀뚱 눈을 크게 뜨고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에게 남편은 또 한 번 고함을 지른다. 왜 건방지고 버릇없게 내가 나가자마자 뒤도 안돌아보고 문을 쾅 닫고 들어갔어?
내가 안보일 때까지 바라보며 손을 흔들던 때는 언제고..............
그러자 아내가 폭소를 터뜨린다.
-“ 화장실이 급했어요, 갑자기 배가 아파서 급히 화장실에 가야했을 뿐이에요!“
아무것도 아닌 일, 알고 보면 정말 별것도 아닌 일들이 화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키우다보면 생각도 안한 엄청난 결과를 초래 할 수도 있다는 사실, 그게 현실이라는 걸
느낀다.
몸으로 체험한다. 그래서 이제 다짐한다. 그때그때 풀자. 고름 오래간다고 살 되는 게
아니다. 오해도, 악한 감정도, 기분 나뿐 일들도, 생기면 생기는 대로 그 자리에서 풀자,
그때그때 처리해 버리자, 그거 오래오래 묵히지 말자. 아무것도 아닌 일, 극히 사소하고
미미한 것들이, 나중에 어떤 것으로도 보상할 수 없는 크고도 큰 사건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새겨 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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