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란 눈빛만 봐도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

‘부부란 눈빛만 봐도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과연 그럴까요? 물론 서로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살아 온 부부라면 우리에게는 딱 맞는 말이라고 항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오랜 시간 함께해온 부부라도 말을 하지 않는 한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정확하게는 알 수 없는 법입니다.
의외로 많은 부부가 부부이기 때문에 자기가 어떠한 이유로 화를 내는지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상대가 알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 역시 잠시도 쉴 시간을 주지 않는 바가지에 진저리가 난다며 집에 일찍 들어가기를 꺼립니다. 결국 남편은 아내가,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한 집에 살면서도 동상이몽을 꿈꾸는 셈이죠.

행복한 부부, 사랑의 기술만큼 싸움의 기술도 중요한데요. 싸우지 않는 부부가 행복한 부부는 결코 아닙니다. 언제라도 갈등이 터져 나올 수 있는 시한폭탄을 지니고 있음에도 애써 외면한 채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잘 싸우는 부부가 행복한 부부입니다. 함께 살다보면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죠. 그 불만들이 쌓여 충돌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것이 부부싸움입니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대신 원만하게 잘 싸우는 부부가 좋은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행복한 결혼생활은 요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부자 되기‘의 필수적 요건이기도 한데요. 여러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정리한 책들이나 연구 자료를 보면 투자 능력이나 리스크 관리 능력만이 성공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 가운데 되새겨야 할 것이 바로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부부관계는 우리의 삶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부부간에 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듣기’인데요. 과연 우리 부부는 서로 이야기할 때 상대방의 말을 잘 들었는지 생각해봅시다. 서로의 속내를 오해 없이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말을 잘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혹시 아내가 이야기할 때 딴 곳을 보며 무관심하진 않았는지, 내게 불리하다고 남편 의 말을 끊고 내 이야기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는 건 관심의 표시이자 상대방이 대화를 이끌어가도록 격려해주는 것입니다. 비록 상대의 말에 100% 공감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상대방이 표현하는 감정은 인정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대화 중간 중간에 머리를 끄덕이거나, “음, 그렇군”, “아, 그랬어?”라고 호응을 보인다면 상대방은 당신을 신뢰할 것입니다.
장시간 많은 이야기를 한 뒤라면 그때까지 들은 내용을 요약해서 자신이 이해하는 바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도 대화를 계속 이끌어가는데 도움이 됩니다. 감정을 섞어가며 늘어놓았던 이야기를 상대방이 다시 한 번 요약해서 제대로 이야기한다면, 이야기를 한 당사자 입장에서도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상황을 다시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죠.
서로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부부간의 대화를 풍요롭게 만드는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야말로 부부가 행복하게 대화할 수 있는 기본입니다.

‘부부는 일심동체’, 혹은 사랑과 이해로 상대를 무조건 용서하고 감싸야 한다는 맹목적인 고정관념에서 살고 있진 않았나요? 이러한 고리타분한 격언이나 고정관념만으로는 오늘날의 복잡 한 삶 속에서 건강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힘이 듭니다. 기존의 부부생활 개념, 즉 무조건 참고 인내하는 사랑방식은 스트레스를 안겨줄 뿐 더러 예기치 못한 곳에서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거기다 노력 없이도 저절로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들게 만들죠. 이제 서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가정의 화목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서로 다르기에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잘 참는 것은 갈등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 차라리 현명하게 싸우는 법을 익히는 것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꾸려나가는 데 더 도움이 될 테니까요.

  ‘행복한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