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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묘비의 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8.04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558
내용

묘비의 글

 

사양인들의 묘지는 저 멀리 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네 가운데 혹은 교회당 뜰에 있습니다.

거기 가지런히 줄을 지어 서 있는 묘비에는

앞서 간 이에 대한 추모의 글이나 아쉬움의 인사가 새겨져 있습니다.

 

한사람이 묘지를 돌며 묘비들을 읽고 다니다

어떤 묘 앞에서 발길은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 묘비의 글이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글은 단 세 줄이었습니다.

 

“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었소.”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두 번째 줄이 이어졌습니다.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곳에 서서 그렇게 웃고 있었소.”

 

이 글을 읽자 그는 ‘이게 그냥 재미로 쓴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세를 가다듬고 긴장된 마음으로 세 번째 줄을 읽었습니다.

 

“이제 당신도 나처럼 죽을 준비를 하시오.”

 

죽음에 대한 준비만큼 엄숙한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 준비는 지금 살아 있는 동안에 해야

합니다.

그 준비는 바로 ‘오늘’ 을 결코 장난처럼 살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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